그리스도

1
이런 사람이 있었다.
하나님이 서라 하시면 그는 서고
하나님이 가라 하시면 가는
그런 사람이 세상에 있었다.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 일을
나는 시도할지라도 번번히 실패하고야 마는 이 일을
능히 해내는 자가 이 세상에 존재한 적이 있었다.

2
그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그에게는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는 들레지도 아니하며, 화내지도 아니하였고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며
상한갈대를 꺾지 아니하기를 이길때까지 하였다.
.
아아, 그를 본 자는
그의 어떠함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불순종의 아들임이 너무나 확연히도 깨달아졌던 것이다.

세상의 수많은 악의 존재가 비록 우리의 사랑을 식게한다 할지라도
그것조차 우리의 불순종의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는 것을
(그것으로 우리의 불순종이 정당화 되지는 못한다는 것을)
그는 몸으로 증거하였던 것이다. 

("그분은 살아계시다, 그분은 살아계시다"
그분을 경외하는 것으로 그분의 실존을 입증하는,
그는 살아있는 기념비였다)

 

3
"제가 어찌하면 능히 그 길에 서리이까?"
홀로 묵묵히 걸어가던 그에게 외쳐물었던 이가 있었다. 
"네 재산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너는 나를 따르라"
그에게 외쳐물었던 이는 근심하며 돌아갔다.
.
옆에있던 또다른 이가 외쳐물었다.
"제가 재산을 팔고나면, 제 부모와 아내와 자식들은 어찌합니까?"
(그는 어쩌면 그의 자식과 아내와 부모라고 물었을 수도 있다)
"자식도, 가족도 다 버리고 나를 좇지 않으면 나를 좇을 수 없다"
두번째 이도 근심하며 돌아갔다.  
.
"제가 오늘날에 그렇게 한다면 남들이 저더러 미쳤다 하지 않겠습니까"
마지막에 남아있던 이가 물었다.
홀로가던 그이는 처음으로 멈추어서서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렇다. 미치지 않고서는 너는 그분을 뵈올 수 없다.
(이 세상에서 미친자로 발견되지 않고서는)
그분은 자기를 버리고 떠나간 죄인을 위하여 자기 자식을 죽인, 
그런 미친 분이시다.  

그 분의 광기어린 사랑을 지켜본 나이기에

이런 길을 가지않을 수 없는 것이다. 
너 또한 그분께 미치지 않고서는 그분을 뵈올 수 없다."

(미친 모든 이가 그분과 같지는 아니할지라도, 
능히 그분이 서계신 곳에 이르지 못하는이들에게는
자신들이 정상으로 남기위해
그것을 "미쳤다"하는 것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는것이다)

"네가 섬기고자 했던 그 분은 바로 이런 분이시다. 
숨쉴수 없는, 폐부를 찌르는 고통속에서
아들을 찾아 헤매시는 이 미친 아버지 앞에서
<나만은 미치지 않은채로 머물겠습니다> 하는 너는 도대체 누구냐
네 말과 행동을 보아하니 너는 그분과 전혀 상관이 없는 자이다."

마지막이가 말했다. 
"주여, 당신은 참으로 의롭습니다. (저는 죄인이로소이다)
당신은 저로서는 능히 갈 수 없는 그 길을 가고 계십니다.
당신은 참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그리스도이십니다."


그가 말했다.
"작은자여, 네가 복이 있도다.
사람이 할 수 없는 그것을 하나님은 하시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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