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은 엉뚱함이나 산만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대카드 정태영 CEO 인터뷰 중에서

...사람들은 현대카드가 대단히 창의적인 회사인 줄 알고 지원해요. 광화문에서 스노보드 행사도 여는 회사가 무슨 엉뚱한 일을 못하겠느냐는 소리를 하는데, 그런 얘길 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지켜보면 기본이 없어요. 엉뚱함과 산만함을 창의력인 줄 아는 거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현대카드에 와서 실패해요. “자, 네 맘대로 자유롭게 해봐, 그거 재밌겠다. 한번 해봐!” 그럴 줄 아는 거죠.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그런데 “너는 논리적인 훈련을 해야겠어, 이건 논리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지?” 이런 질문에는 갑자기 탁 막히는 겁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엉뚱함이 아니라 수학적인 논리예요. 저는 이걸 어마어마하게 강조합니다. 논리가 뒷받침되어야 산만함으로 안 튀고 현대카드에 필요한 정제된 크리에이티브로 갈 수 있지요. 


엉뚱함, 산만함과 창의력은 관계가 있을 것 같지만 이것이 근거가 없으면 전혀 관계가 없는 거죠. 
그렇지요. 저는 논리가 뒷받침되지 않는 사람의 계산되지 않은 크리에이티비티를 제일 싫어해요.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시죠? 
좋은 디자인을 원하는 클라이언트는 많지만 현대카드처럼 디자인을 진지하고 깊숙하게, 그러니까 ‘시리어스(serious)’하게 받아들이는 곳은 많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현대카드가 좋은 디자인을 해왔다기보다는(다른 기업에도 좋은 디자인은 많으니까) 디자인이 기업 내부에 깊숙이 들어가 전략과 함께 움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게 디자이너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고, 더 큰 의미에서 디자인의 개념이 격상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현대카드의 디자인은 각각의 사례가 아니라 브랜드 전략 속에서 그것들이 어떻게 엉켜 있고 왜 그런 방향으로 튀게 되었는지를 통합적으로 이해할 때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comment

합리성, 체계성, 메뉴얼을 벗어나려

비합리, 비체계, 임기응변에 머물렀던 1人은, 

그것이 엉뚱함과 산만함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싸우고 또 싸우고 하며 다져진 
프로의 한마디를 통해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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